교육·인재계정의 총액을 지역의 신규 투자 여력으로 곧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는 학교의 교육 여건과 대학의 역량, 기업의 일자리, 청년의 생활 조건을 연결하고 기관별 책임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설계해야 한다.

지역에서 배운 청년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이 두 현상을 대학의 학생 모집과 기업의 채용 문제로 나눠 다루면 교육투자의 효과도 분절되기 쉽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재정 개편을 마주한 지자체에는 학교에서 대학으로, 배움에서 일자리로, 취업에서 생활 기반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도 그 연결을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교육·인재계정의 총액부터 정확히 읽자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에 따르면, 2027년도 정부 기금운용계획안의 교육·인재계정 수입은 10조 1,029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사업예산은 7조 6,029억 원이고, 2조 5,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사업도 기존 회계·기금에서 옮기는 32개와 신규 편성 10개로 구성된다. 총액 전체를 새롭게 늘어나는 교육투자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6년 11월 7일 확인한 법제처 국회입법현황에는 기금 설치법 정부안이 11월 5일 소위원회에 상정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확인 화면에 본회의 의결·공포는 표시되지 않았다. 이 글의 금액은 법률 제·개정을 전제로 한 정부 계획안이며, 특정 지역이나 대학의 지원 확정액이 아니다. 지역의 협력 구상도 실제 사업별 대상과 용도, 확정 예산을 확인하며 조정해야 한다.

학교의 비용과 지역의 생활 조건을 함께 보라

교육부는 9월 18일 개편 설명에서 경제성장과 물가를 반영하고, 교직원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의 35%만 교부금 산식에 반영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학교운영비와 재정결함보조 등에도 단기간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이 줄어도 학급과 건물 면적을 같은 비율로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지자체의 정주전략에도 중요하다. 교육 여건을 보지 않고 청년 주택과 산업시설만 늘리면, 취업 이후 가족이 생활할 조건을 놓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학교와 공간을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도 해법은 아니다. 필요한 교육서비스 수준을 먼저 정하고, 그 수준을 지키는 여러 운영방식의 비용과 접근성을 비교해야 한다.

지역 진단은 시·군 전체 학생 수보다 생활권별로 세밀해야 한다. 학년별 학생 전망, 통학시간, 돌봄 이용, 교육과정 선택의 제약을 같은 지도에 놓아 보자. 학교시설을 공동 활용할 여지가 있어도 이동 부담과 안전관리 비용이 커지면 실익이 줄어든다. 빈 교실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인교육 공간으로 전환하지 말고, 학생의 일상과 이용 동선, 운영시간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청년이 이동하는 경로에서 끊긴 지점을 찾아라

대학에는 취업률과 정원을, 기업에는 채용 인원을 따로 묻는 조사만으로는 연결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 고교생이 어떤 교육을 원해 떠나는지, 대학 졸업생이 지역 기업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취업자가 다른 곳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눠 확인해야 한다. 임금, 직무, 주거, 교통 중 무엇이 더 큰 제약인지에 따라 투자 순서는 달라진다.

가령 지역 제조기업의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을 구상한다면 ‘인력 부족’이라는 응답을 바로 교육 정원으로 바꾸지 말아야 한다. 실제 직무와 채용 시기, 임금과 근무 여건을 확인하고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 내용과 대조해야 한다. 채용조건의 문제가 큰데 교육 인원만 늘리면 수료생의 이동을 막기 어렵다. 기업의 참여 의향과 구체적 채용계획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다음 학교의 진로 탐색, 대학의 교육·연구, 기업의 현장 경험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학생을 지역 산업에 맞추려는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학생의 진로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지역 안에도 질 좋은 선택지가 생기도록 설계해야 한다. 성인 재교육까지 검토하되, 기존 과정과 이용자가 겹치는지 확인해 프로그램의 숫자보다 실제 학습 기회를 넓히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공동 목표를 정하되 권한과 회계는 구분하라

협력계획에는 기관 이름을 나열하는 대신 누가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적어야 한다. 지자체의 산업·청년·주거·교통 부서, 교육청과 학교, 대학, 참여기업이 각자 책임질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교육과정과 시설 이용은 권한 있는 기관의 판단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나의 지역 목표를 공유한다고 서로 다른 재원을 마음대로 섞어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 실습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가상의 대안을 생각해 보자. 새 센터를 짓기 전에 기존 시설의 이용 가능 시간과 장비 상태, 지도인력, 이동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수업과 기업 이용이 겹칠 때의 우선순위, 사고 대응, 소모품과 수선비 부담도 정해야 한다. 이용 수요가 충분하고 운영 책임이 명확해진 뒤에 추가 시설 규모를 판단하는 순서가 합리적이다.

협약에는 교육과정 조정 책임, 현장 경험의 품질관리, 비용 분담, 참여기관 이탈 때의 대체 방안을 담을 만하다. 회의체를 만드는 것으로 협업이 끝나지 않는다. 학사일정과 기업 채용일정, 지방재정의 편성 시기를 맞추고, 결정이 지연되면 누가 조정할지 정해야 한다. 지원이 줄거나 늦어질 때 유지할 최소 서비스와 축소할 활동도 미리 구분해야 한다.

수료 이후의 일자리와 생활을 따로 확인하라

성과는 교육 참여자와 협약 기업 수에서 멈추지 않아야 한다. 수료, 관련 직무 취업, 일정 기간의 고용 유지, 생활권 내 거주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각 지표의 대상과 조사 시점도 같게 관리해야 변화가 보인다. 정착을 확인한다며 불필요한 개인자료를 모으지 말고, 적법한 근거와 동의 범위 안에서 집계자료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지역 취업자가 늘었다고 교육사업만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산업 경기와 기업의 신규 투자, 다른 지원사업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작 전 기준과 참여하지 않은 집단의 변화까지 비교할 여건을 마련하고, 비교가 어려우면 그 한계를 밝혀야 한다. 취업은 늘었지만 통근시간이나 주거 부담이 그대로라면 다음 투자는 교육시설보다 생활 조건 개선에 필요할 수 있다.

지자체가 지금 준비할 일은 지원 예상액을 나눠 갖는 회의보다 지역의 연결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단계에서 이동이 끊기는지 확인하고, 기존 자원으로 해결할 일과 추가 투자가 필요한 일을 가려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이 지역의 기회가 되려면 대학의 성과, 학교의 교육 여건, 기업의 일자리, 주민의 생활이 함께 나아져야 한다. 그 변화가 이어지도록 기관별 책임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설계하는 것이 지자체의 전략이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이슈 분석(2026~2030년): 보건·복지·고용 및 교육 분야, 2026.10., 책 111~114·129~132쪽 ·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설명, 2026.9.18. ·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정부 제2221052호) 국회진행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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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용한

김용한은 엠아이넥스트 대표이자 경영학박사다. 국비공모·정책기획, 상권·관광 등 기업·공공·로컬 분야의 전략을 연구하고 컨설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