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의 재원 전망을 지자체의 확정 수입으로 받아들이면 사업 확대와 장래 운영 부담 사이의 간격이 커질 수 있다. 지원 규모와 시기가 달라지는 상황을 비교하고 착수·확대·전환의 결정 기준을 세워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지켜야 한다.

지방정부가 미래대응기금에 대응할 때 첫 번째로 만들 문서는 사업 신청 목록보다 재정 시나리오다.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모으는 데서 출발하면 부서별 요구는 늘어나지만, 지원이 달라질 때 무엇을 지킬지는 보이지 않는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부터 정하고 그 사업을 감당할 재원을 검토해야 한다. 재원의 이름이 지역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과 기금 신설안은 새로운 투자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계획과 심사의 영역에 있는 내용을 지자체의 확정 수입으로 반영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준비는 지원을 기정사실로 삼은 확대 계획이 아니라, 제도가 구체화될 때 선택할 수 있는 실행안이다. 불확실성을 적어 두는 일도 준비의 일부다.

세입 전망을 지방의 확정 재원으로 바꾸지 말라

국회예산정책처의 10월 30일 국세수입 전망은 2029년부터 기금의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추가세수는 내국세 세입예산과 추세치의 차이이며, 기준선에는 2년 전 실적과 과거 증가율이 반영된다. 세수 총액이 큰 것과 기금에 새로 들어오는 돈이 많은 것은 다를 수 있다. 전망의 전제가 바뀌면 계산 결과도 달라진다.

기획예산처는 11월 1일, 기금은 일시적으로 증가한 세수를 적립해 향후 둔화에 대응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매년 초과세수가 생겨 적립된다는 전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정처 전망을 곧바로 기금 고갈로 해석해서도 안 되고, 적립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지역사업의 계속 지원을 확신해서도 안 된다. 지자체의 판단은 이 두 과장 사이에 있어야 한다.

지역의 재정계획에는 중앙정부의 총재원, 해당 사업의 배분 계획, 우리 지역의 지원 확정을 구별해 표시할 필요가 있다. 전국 규모의 재원 전망을 지역 수입으로 내려 적는 순간 불확실성이 감춰진다. 정부안, 국회 심사 결과, 부처별 사업조건, 지역에 대한 실제 결정은 서로 다른 단계다. 각 단계에서 확인된 금액만 확정 재원으로 취급해야 한다.

세 가지 상황에서 같은 사업을 다시 계산하라

첫째는 확인된 지원 범위에서 추진하는 기본 상황이다. 둘째는 지원이 기대보다 작거나 늦게 들어오는 상황이다. 셋째는 후속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미래 세입을 예측하는 공식 모형이 아니라 지자체의 의사결정을 위한 점검 틀이다. 같은 사업을 세 상황에 놓아야 규모와 착수 시점을 비교할 수 있다.

각 상황에서는 총사업비만 바꿔 적지 말아야 한다. 언제 지출이 발생하고 언제 재원이 들어오는지, 이미 약정한 비용 중 조정 가능한 부분은 무엇인지까지 살펴야 한다. 지원 지연은 총액의 부족과 다른 문제다. 연말에 돈이 들어와도 그전에 필요한 인건비와 계약대금을 감당할 수 없다면 사업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운영비는 투자비와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시설 조성이나 시스템 구축은 특정 기간에 집중되지만, 인력과 유지관리, 자료 갱신은 반복될 수 있다. 이용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수입과 비용이 동시에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운영 수입을 낙관적으로 잡아 부족한 재원을 메우는 방식은 위험을 뒤로 미룬다.

예를 들어 지역 기업지원 공간을 검토한다면 공간 전체를 먼저 조성하는 안과 기존 시설에서 핵심 서비스를 시험하는 안을 비교할 수 있다. 가상의 검토 사례이지만 선택 기준은 분명하다. 지원이 축소돼도 핵심 서비스가 유지되는가, 다음 단계로 확대하지 않아도 투자한 부분이 쓰이는가를 물어야 한다. 가장 큰 사업보다 되돌리기 어려운 부담이 적은 사업이 먼저일 수 있다.

사업부서와 예산부서가 함께 결정해야 한다

사업부서는 정책 효과를, 예산부서는 감당할 재원을, 운영기관은 실제 서비스 비용을 알고 있다. 이 정보가 서로 다른 문서에 남아 있으면 사업 선정 단계의 판단과 준공 이후의 책임이 분리된다. 공동 검토에서는 수요의 근거, 비용 추정, 지원의 확인 상태, 운영 주체를 한 번에 대조해야 한다. 회의 횟수보다 서로 다른 가정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결정의 시점도 미리 정해야 한다. 착수 전에는 지원조건과 지역 부담을, 규모 확대 전에는 이용 수요와 운영 역량을, 장기 계약 전에는 재원의 지속성을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는 모든 사업을 지연시키려는 절차가 아니다. 확인되지 않은 재원 때문에 돌이키기 어려운 계약을 먼저 맺는 일을 줄이기 위한 기준이다.

계속사업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자동적인 해결책으로 적어서는 안 된다. 해당 회계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 다른 지역사업보다 우선할 근거가 있는지, 어떤 심의와 결정이 필요한지를 따져야 한다. ‘향후 협의’라고만 적힌 문구는 재원 확보가 아니다. 협의의 책임자와 확인할 문서, 결정할 시점을 정해 불확실성을 관리해야 한다.

지역의 우선순위는 지원이 줄 때 드러난다

재원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업이 중요해 보인다. 그러나 지원이 줄었을 때도 유지해야 할 기능을 고르면 정책의 중심이 선명해진다. 주민의 필수 서비스, 지역의 생산 기반, 이미 형성된 이용자의 의존도를 함께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 규모나 부서의 추진 의지만으로 순서를 정하기는 어렵다.

분기별 점검에서는 지출 실적뿐 아니라 가정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중앙의 지원조건이 바뀌었는지, 운영 인력 확보가 가능한지, 지역의 수요가 계획과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전제가 바뀌면 사업계획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처음 만든 계획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과 정책 목적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다른 일이다.

성과관리 역시 지원금 확보액을 넘어가야 한다. 주민과 기업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실제로 제공되는지, 다른 사업과 연결돼 효과를 내는지, 외부 지원이 줄어도 운영할 능력이 남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 결과가 다음 예산의 확대·수정·축소 결정으로 연결돼야 관리가 된다. 보고서의 지표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재정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하는 지자체 전략의 핵심은 호황의 길이를 맞히는 데 있지 않다. 여러 상황에서도 필요한 기능을 유지하고,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은 시작 전에 조정하는 데 있다. 지원의 기회는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지역의 장래 지출까지 함께 책임지는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재정 시나리오는 돈을 적게 쓰기 위한 문서가 아니라, 필요한 일을 끝까지 하기 위한 설계도다.

김용한 | 엠아이넥스트 대표·경영학박사

김용한은 엠아이넥스트 대표이자 경영학박사다. 국비공모·정책기획, 상권·관광 등 기업·공공·로컬 분야의 전략을 연구하고 컨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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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

엠아이넥스트 대표 · 경영학박사 · 경영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