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성과는 방문객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행사장 밖 상권 이동과 업종별 소비 변화를 함께 측정해야 한다. 축제장과 점포를 잇는 동선·상품을 설계하고 기획 단계에서 지표와 담당자를 정해야 일회성 행사가 지역상권의 자산으로 남는다.

지역축제 성과보고서를 보면 가장 앞에 방문객 수가 놓이는 경우가 많다. 많이 모였다는 사실은 홍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역경제에 무엇이 남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행사장 안에서만 머물다 돌아간 사람이 많다면 주변 식당과 상점은 축제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축제의 목표가 지역 활성화라면 사람을 세는 데서 멈추지 말고 방문이 지역 소비로 이어진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2026년 5월 공개한 「2025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분석」은 문화관광축제의 효과를 데이터로 살펴볼 수 있는 공식 자료다. 관광데이터랩도 이동통신 기반 방문자 수, 신용카드 기반 관광지출액, 내비게이션 검색 등 서로 다른 지표를 제공한다. 이는 방문객 규모 하나로 성과를 단정하기보다 이동과 소비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6년 문화관광축제 평가·지정편람을 공개해 평가 기준과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방문객 수는 출발점이고 상권 소비가 결과다

먼저 성과지표를 세 층으로 나눠야 한다. 첫째는 방문객 수와 외지인 비중 같은 유입 지표다. 둘째는 체류시간, 행사장 밖 이동, 상권 방문률 같은 행동 지표다. 셋째는 업종별 매출 변화, 참여점포 수, 객단가와 재방문 의향 같은 결과 지표다. 축제 전·중·후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해야 일시적 혼잡과 실제 변화를 구분할 수 있다.

매출 자료를 해석할 때도 전체 금액만 보지 말아야 한다. 행사장 내부 판매와 기존 상권 판매를 구분하고, 음식점·소매·숙박·체험 등 업종별 변화를 살펴야 한다. 기준 기간은 전년 동기와 평상시를 함께 두고 날씨, 휴일, 대형행사 같은 변수를 기록해야 한다. 카드 매출만으로 현금과 간편결제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도 보고서에 명시해야 한다.

소비는 홍보가 아니라 동선에서 만들어진다

상권 소비를 늘리려면 축제장과 골목을 물리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입구 안내판에 주변 점포를 나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주차장과 대중교통 하차 지점, 핵심 프로그램, 식사와 휴식 공간, 체험점포를 하나의 보행 흐름으로 설계해야 한다. 관람객이 어느 시점에 배고프고 쉬고 싶으며 기념품을 찾는지 고객 여정으로 그려야 한다.

상품도 동선과 맞물려야 한다. 축제 티켓이나 스탬프를 지역 점포 혜택과 연결하고, 점포는 축제 시간에 맞춘 메뉴·소용량 상품·포장 방식·대기 안내를 준비해야 한다. 주최 측은 참여점포의 영업시간과 수용능력을 확인하고, 안내지도와 현장 표지를 같은 정보로 관리해야 한다. 특정 할인율이나 매출 목표는 지역 여건을 확인한 뒤 정해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수치를 성과 약속처럼 제시해서는 안 된다.

측정표는 축제가 끝난 뒤가 아니라 기획할 때 만든다

성과 측정은 사후 용역으로 덧붙이는 일이 아니다. 기획 단계에서 지표의 정의, 기준값, 자료 출처, 수집 주기와 책임자를 정해야 한다. 방문객은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셀지, 상권 범위는 어디까지 볼지, 참여점포 매출은 어떤 동의 절차로 받을지 먼저 합의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해에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

실무에서는 한 장짜리 성과판이면 충분하다. 유입에는 방문객 수와 외지인 비중, 행동에는 평균 체류시간과 상권 이동률, 결과에는 참여점포 매출 변화와 만족도, 재방문 의향을 둔다. 각 지표 옆에 목표값보다 측정방법과 담당자를 먼저 적는다. 자료가 없으면 ‘미측정’으로 남기고 추정치를 사실처럼 채우지 않는다.

축제 종료 뒤에는 숫자를 보고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상권 이동률이 낮으면 안내와 프로그램 배치를 바꾸고, 방문은 늘었지만 구매가 적으면 상품과 대기 경험을 고친다. 특정 점포에만 매출이 몰렸다면 참여 조건과 공동상품을 재설계한다. 잘된 점과 병목을 함께 기록해야 성과평가가 다음 축제의 설계 도구가 된다.

지역축제의 성공은 행사장에 사람이 얼마나 빽빽했는가로 완성되지 않는다. 방문객이 골목을 걷고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며 다시 찾을 이유를 얻었는지가 핵심이다. 방문객 수, 이동, 소비를 하나의 흐름으로 측정할 때 축제 예산은 단발성 행사를 넘어 지역상권의 자산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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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용한

엠아이넥스트 대표 · 경영학박사 · 경영지도사